나는 야간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괴담 사이트를 운영 중이었다.
콘텐츠가 너무 없어서 매일 밤 손님이 없는 틈에 직접 써 올리곤 했다.
그날도 새벽 3시 17분,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노트북을 켜고 새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제목: 새벽 3시 17분, 편의점 알바생이 본 것]
새벽 3시 17분.
편의점에 손님이 들어왔다.
검은 후드티를 깊게 눌러쓴 남자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계산대 앞으로 와서,
“담배 하나.” 라고만 말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가 순간 숨이 멎었다.
그 남자의 얼굴이… 나였다.
정확히 같은 얼굴, 같은 눈, 같은 점까지.
다만 눈동자가 완전히 검었고, 입술이 찢어질 듯이 길게 벌어져 있었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건넸다.
그 ‘나’는 돈을 내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기울이며 속으로 말했다.
“…너 지금 이 글 쓰고 있지?”
나는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았다.
방금 내가 쓴 문장이 그대로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계산대 앞에 아무도 없었다.
CCTV를 확인했다.
3시 17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명의 손님도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식은땀을 흘리며 글을 계속 썼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이야기를 끝내야 할 것 같았다.
그 알바생은 공포에 질려 글을 계속 썼다.
하지만 그 순간,
그는 깨달았다.
자신이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이미 ‘그’가 예전에 썼던 글이었음을.
나는 여기까지 쓰고 멈췄다.
손이 너무 떨려서 키보드를 제대로 칠 수가 없었다.
그때, 편의점 문이 저절로 열렸다.
딩동.
검은 후드티를 입은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천천히 계산대로 걸어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그만 써.”
그의 목소리는 정확히 내 목소리였다.
다만, 이미 죽은 사람처럼 갈라지고 메마른 목소리였다.
나는 뒤로 물러서며 물었다.
“…너 뭐야?”
그는 피식 웃었다.
입이 귀까지 찢어졌다.
“너잖아.
내가 예전에 이 글을 쓰다가 미쳐서 자살한 ‘너’.”
그가 천천히 후드를 벗었다.
얼굴이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눈은 아직 살아 있었다.
극도로 공포에 질린, 살아있는 눈.
“이제 네 차례야.
글을 끝내.
그리고… 나처럼 돼.”
나는 노트북을 내려다보았다.
커서가 깜빡이고 있었다.
마지막 문단 아래에,
내가 쓰지 않은 문장이 한 줄 떠 있었다.
“그리고 알바생은, 자신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계산대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이…
조금씩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너.
지금 몇 시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