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제 친구 아버지가 개인택시를 하시면서 직접 겪은 일이라고, 친구가 몇 번이나 진지하게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늦은 밤 12시쯤, 만취한 남자 손님 한 명을 태우셨답니다. 뒷좌석에 타자마자 남자는 혼자 뭐라 뭐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그냥 취해서 혼잣말을 하나 보다 하셨대요. 그런데 백미러로 볼 때마다 이상하게 그 옆자리에 누가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답니다.
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 거기서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 남자는 계속 옆을 보며 대화하듯 말을 이어갔고, 아버지는 혹시 이어폰으로 통화 중인가 싶어 다시 백미러를 봤지만 손에 쥔 건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 손님을 내려드리고 나서, 뒷좌석에서 이상하게 옅은 향냄새와 물기 같은 게 느껴져 창문을 다 열고 한참을 달리셨대요. 찜찜한 마음에 집에 돌아가 블랙박스 영상을 돌려봤는데, 화면 속엔 시종일관 손님 혼자만 앉아 중얼거리고 있었답니다. 분명 옆자리엔 아무도 없었던 거죠.
며칠 뒤 그 동네를 지나다 우연히 근처 식당에서 그 손님을 다시 마주쳤는데, 낯이 익었는지 손님이 먼저 알은체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흘렸답니다. 그날, 친구 기일이라 데려다주고 오는 길이었다고. 매년 그날엔 그렇게 태우고 다닌다고, 혼자 가긴 싫어서라고요.
아버지는 그 뒤로 그 이야기를 할 때마다 무섭다기보다는, 그냥 마음이 좀 그랬다고 하신답니다. 친구를 떠나보내고도 매년 그 밤만은 함께 가고 싶었던 마음이, 조수석이 아니라 뒷자리에 그렇게 남아있었던 거 아닐까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