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네가 요즘 힘들어하길래 이게 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말이야. 내가 너 소개팅 주선 좀 해봤어!
무슨 생각하고 있을지 다 알아. 근데 진짜 걱정 마, 얘 진짜 진짜 괜찮은 애란 말이야. 뭐... 얘를 내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겠지. 내가 몇달 전에 가입했다고 했던 "독서 모임" 기억나? 음... 평범한 독서 모임은 아니었던 거 있지. 뭐, 멤버들도 그렇게 일반적인 사람들은 아니지만 정말 착한 사람들이야. 그러니까 나 믿고 딱 한번만 만나봐! 사람들이 워낙 흠 잡는 걸 좋아하다보니 연애는 해본 적이 별로 없다 그러는데, 나한테는 정말 친절하셨거든.
그래, 아직 좀 긴장되는 거 이해해. 내가 너였어도 그랬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몰래 같이 가줄게, 어때? 소개팅 중간에 빠져나가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게. 근데 나 찾으려고 하진 마. 나 진짜 꽁꽁 숨어있을 거거든! 행운을 빌어!
소개팅은 Mythos 라는 엄청 좋은 레스토랑에서 할 거야. 가기 전에 찾아보지마! 가서 놀라는 것도 하나의 재미거든. 그리고 찾아봤다가 Mythos 에 대한 음모론에 빠져버린다면 소개팅 못 나갈 수도 있으니까.
거기까지 가는 택시는 내가 미리 예약해 놨어. 차종은 모르는데 일단 검정색 차고, 같은 글자나 수가 일곱 번 반복되는 번호판을 달고 있을 거야. 그런 차가 아니라면 절대 타지마. 어린 애도 아니고,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는 거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지?!
운전수랑은 대화할 필요 없어. 그 여자분은 목적지를 이미 알고 계시니까.
Mythos 는 네가 내릴 빌딩의 제일 꼭대기층인 73층에 있어. 로비의 오른편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돼. 왼쪽 엘리베이터는 내려가기만 하거든.
사람이 있는 엘리베이터는 타지마.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에 가는 사람들이니까.
Mthos에 도착하자마자 상대 남자분이 널 맞이할 거야. 그 분 생김새가 어떻든간에 너무 오랫동안 눈을 쳐다보지는 마.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어. 그냥 하는 말 아니고, 진짜로.
솔직히 말하자면, 나 그 분 본명은 몰라. 나한테는 "배리" 라고 소개를 하셨어. 음, 네 본명도 가르쳐드리지 않는 게 낫겠다.
자리에 앉으면 주변도 좀 둘러봐! Mythos 는 온통 통창인데다 바깥 전경은, 음, 정말 말 그래도 딴 세상같거든.
레스토랑 건너편에 너랑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는 게 보일 거야. 그 사람은 너의 모든 행동을 다 따라할 건데, 1초 정도 느리게 할 거거든? 절대로 아는 척하지마. 절대 그 존재의 눈에 띄어선 안 돼. 이미 충분히 관심을 사고 있으니까.
웨이터가 적혀있는 음료수나 음식들을 전혀 알아보지 못할 메뉴를 들고 올 거야. 사실 나도 몰라. 세번째 페이지에서 아무거나 골라 시키면 될 거야. 그 페이지는 보통 네 욕구에 따라 결정되니까 괜찮을 거야. 그냥 음식이 나올 때까지 너무 걱정하지 마.
음료같은 경우에는 배리한테 먼저 마셔봐달라고 해. 배리가 맛을 설명하지 못하는 건 마셔도 괜찮아.
공짜로 주는 물은 마시지 마.
배리는 네 말이면 뭐든 들어줄 거야! 정말 널 만나고 싶어했으니까 뭔가 많이 물어보더라도 이해해줘. 네 본명만 말해주지 않으면 괜찮을 거니까.
주방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는 다 무시해. Mythos의 셰프들은 몇 세대를 거쳐 전해져내려오는 수법으로 요리를 하거든. 알아내려고 하지 않는 게 좋아.
음식이 나오면 외관에 대해서 절대 아무런 말도 하지마. 그냥 최대한 깨끗이 먹으려고 해야 해. 셰프들은 본인들 요리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서 네가 놀라거나 한다면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꼴이 되니까 조심해.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라도 도와줄 수 없어. 식사가 끝나면 셰프들이랑 마주치기 전에 나가는 게 나을 거야. 그들을 보기만 하더라도 머리가 이상해질 거거든. 그런 사람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면 정신이 나가는 것보다 더 나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으니까 조심해.
식사를 다 하면 배리는 아마 디저트를 먹고 싶냐고 물어볼 거야. 정말 신기하게도 Mythos의 디저트는 정상이니까 배리가 먹자는 거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아.
소개팅이 끝날 때 쯤이면 배리가 계산을 다 할 거야. 계산하겠다고 하지 마. Mythos에서 받는 화폐를 네가 아무리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계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 아니니까.
엘레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내려가도 되는데 꼭 배리랑 같이 타야 해. 그리고 같이 탄 다른 사람들은 쳐다보지 않도록 하고.
배리가 널 택시까지 데려다 줄 거야. 네가 식당까지 타고 간 차와 똑같은 차니까 위에 설명해둔 규칙을 지켜. 바로 집으로 데려다 줄 거야.
집에 도착할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마.
음, 네가 꼭 이 규칙을 지켜서 Mythos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라! 그리고 배리와 다시 한번 만나고 싶다면 나한테 최대한 빨리 얘기해 줘. 이게 독서클럽에서 내 입지가 좋아질 기회니까 꼭 꼭 꼭 꼭 좋은 쪽으로 생각해줘. 네가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건 내가 잘 알고 있지만. 좋은 시간 보내!
출처: https://www.reddit.com/r/Ruleshorror/comments/1n5rlhr/your_blind_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