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29
결말이 확실하지 않아서 미안한데
11년 전, 나는 오사카 노다에서 알바를 했어.
자취 시작한 지 얼마 안 된지라 절약하려고
매일 자전거로 신오사카까지 갔다가
매일밤 선배가 만나자는 걸 거절을 못해서 밥을 얻어먹고 한밤중까지 선배의 알바 불평을 들었어.
그래서 집에 갈 때는 언제나 한밤중이었고 그날도 새벽 2신가 3시쯤 됐었던 것 같은데,
평소처럼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던 도중 있었던 일이야.
장소는 확실하진 않은데 분명 고속인가 전철 고가 밑에 새벽인데도 포장마차가 나와있고
꽤 큰 도로 옆이었어.
알바하느라 피곤해서 평소 집 가는 길 도중에서 좀 쉴 겸
그 길에 접어들었을 즘부터는 자전거를 끌고 가면서 길을 걸어서 갔어.
그런 시간이니 포장마차를 제외하고는 사람들도 별로 안 다니고, 차도 없어.
그런데 문득 보니 조금 앞에 검은 차가 거의 10m 떨어진 곳에 서있었는데
바로 앞 차에서 검은 수트를 입은 남자와
파란 원피스를 입고 파란 리본을 단 어린 여자애 (거의 5, 6살쯤 되어보였음)가 내리더니
손을 잡고 걷더라.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린애가 돌아다니기도 하는구나,
뭐 부모님이랑 같이 가는 거니 상관없지.
그 두 사람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었어.
그런데 앞에 서있던 차에서도 검은 수트를 입은 남자가 내리더니 그 둘 쪽으로 다가가는 거야.
길을 잃은 건가? 뭔가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 걸 보고 있으니
그 검은 수트를 입은 남자 둘이 나누는 대화소리가 들려왔어.
조금 호기심이 생겨서 천천히 걷고 있었기 때문에
은근슬쩍 그 남자들의 대화를 훔쳐들었어.
남1 : [안녕하세요. 언제나 신세 지고 있습니다. 이게 오늘 상품인 요코쨩입니다.
여기 봉투 안에 자세한 사항이 적힌 서류가 들어있으니 확인해주십시오.]
남2 : [알겠수다. 언제나 고맙소. 댁은 믿고 있으니 괜찮어. 그럼 수고 하쇼.]
그런 대화를 나누고 남자2가 남자1의 손에서 여자애를 잡아채더니
익숙한 듯 그 여자애를 어깨에 짊어지고 차까지 걸어가 그 애를 뒷좌석에 밀어 넣었어.
이 말도 안 되는 상황과 그 대화 내용 때문에 넋이 나가 있었는데,
다행히 나는 그 남자 둘 쪽에선 안 보이는 사각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내가 훔쳐듣고 있는 건 알아채지 못하는 것 같았어.
시간상 5분도 안 된 일이었어.
1, 2분 정도였던 것 같아.
나는 그날 이후 집 가는 길을 바꿨어.
그건 인신매매 현장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고아원에 보내는 그런 얘기였을까.
후자라면 무서운 얘기도 아니지만 후자였으면 좋겠어.
그때는 너무 어렸던지라 구해야 한다던가, 경찰에 신고를 해야던가,
그런 것도 생각을 못했어.
그저,
그저 너무 무서웠어.
요코쨩한테 미안해.
10:11/06/01(水)01:47:06.11ID:pLzMafL1O
요코쨩...
뭐야 대체 이거.....
출처 : http://blog.naver.com/saaya1217 (로어쟁이 사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