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생이다.
고향에서 올라와서 자취를 시작한 지 3개월째였다.
그날도 새벽 2시 반쯤, 피곤해서 불을 다 끄고 누워 있는데
카카오톡이 울렸다.
엄마
[나 지금 집이야]
나는 피식 웃었다.
엄마는 원래 새벽에 메시지 보내는 버릇이 있었다.
술 한 잔 하시고 외로우신가 보다 싶었다.
나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자야지
엄마
[문 좀 열어줄래?]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우리 집은 7층이고, 현관 비밀번호는 엄마가 모른다.
엄마는 지금 고향에 계신다.
나
무슨 소리야? 엄마 지금 어디야?
엄마
[현관 앞이야. 빨리 좀… 추워]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다가가서, 문에 귀를 대봤다.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그때 다시 메시지가 왔다.
엄마
[왜 문 안 열어?
너 지금 문에 귀 대고 있지?]
나는 뒤로 주춤 물러섰다.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나
장난치지 마. 진짜 무섭게 왜 이래
엄마
[장난 아니야.
나 지금 너 뒤에 서 있어]
나는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어두운 방 안,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침대 쪽에서 이불이 살짝 움직이는 게 보였다.
내가 일어나면서 흐트러진 이불이,
천천히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엄마
[불 좀 켜줄래?
너무 어두워서… 네 얼굴이 잘 안 보여]
나는 손이 덜덜 떨려서 스위치를 켰다.
방이 환해졌다.
그 순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바뀌었다.
엄마 사진이…
내 사진으로 바뀌어 있었다.
방금 찍은 듯한, 공포로 일그러진 내 얼굴.
엄마
[이제 보인다.]
그리고 메시지가 연속으로 올라왔다.
[너무 무서워하지 마]
[엄마는 이미 47일 전에 교통사고로 죽었어]
[근데 너… 아직도 그날 이후로 집에서 안 나갔지?]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벽에 기대서 숨을 헐떡였다.
마지막 메시지가 왔다.
엄마
[사실…
지금까지 너랑 같이 있던 건 나였어.
네가 죽은 줄 모르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거울이 보였다.
거울 속에,
내가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편안한 얼굴로.
그리고 거울 밖의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