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오늘이야! 지금 예이츠 부인 댁 소파에서 이 글을 쓰는 중이야. 예이츠 부인은 5분 전에 "잠시 후에" 다시 오실 거라면서 집을 나가셨어. 사실 조금 무섭긴 하지만 그 부인께 질문을 하는 게 더 무서워서 여쭤보지 못했어.
자, 이제 다들 궁금해하던 집 구조를 설명할게. 이 집은 다들 상상했듯 엄청 커. (적어도 내 눈에는 말이야.) 지하실, 1층, 2층, 이렇게 해서 적어도 세 층은 되보여. 2층이랑 1층은 둘러볼 생각이지만 지하실은 딱히 들어가고싶지 않아. 호러영화에서 보면 다들 지하실에서 죽잖아!
애비게일의 방은 2층에 있어. 굉장히 비좁은 계단을 따라올라가다보면 양쪽에 방들이 있는 긴 복도가 나와. 문들은 끝에 있는 예이츠 부인이 말해준 애비게일의 방이란 그 방 문 빼고 전부 엄청 큰 자물쇠로 잠겨져있었어. 애비게일의 방 문은 두꺼운 쇠로 되어있었는데, 위에랑 밑에 빗장이 하나씩 달려있었고 편지에 있던 그 이상한 문양이 문에 칠해져있었는데, 더 소름끼치는 점은 문 손잡이가 누군가 다 뜯어낸 것처럼 보였다는 거야. 이 문은 절대 열지 못할 것 같아.
문은 굳게 잠겨있는데 애비게일의 소리는 들려. 애비게일은 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듯 한데, 뭔가 긁는 소리가 나. 약간 카페트를 사포질하는 소리라고 해야하나? 거기에다가 애비게일의 숨소리가 들리는데, 신음이랑 정말 듣기 싫은 콧노래랑 섞여들렸어.
애한테 인사라도 해야하나싶어서 입을 열었는데, 그러자마자 입이 바싹 마르고 목소리가 안나오더라고. 결국 인사는 못하고 최대한 조용히 밑으로 내려왔어.
방금 현관에 노크소리가 들렸어. 물론 규칙에서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했지만 누구인지만 문구멍으로 살짝 훔쳐볼려고.
뭐야, 아무도 없었어. 누군가 문 두드리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는데, 아무도 없다니. 벨튀인가?
애비게일에게 밥을 줘야할 시간까지 15분 정도가 남았으니까 10분동안 1층을 둘러볼 예정이야.
예이츠 부인 방을 찾은 것 같아. 방은 잠겨있지 않길래 한 번 들어가 봤어. 손님방 마냥 잘 정리가 되어있더라. 화장실이 딸려있는데, 변기에는 물이 하나도 없었고 욕조는 물 때 때문에 갈색으로 물들어 있어.
방 구석에는 화장대가 있는데 화장대 위에는 편지같이 생긴 종이들이 쌓여있어.
헐, 이거 며칠 전에 내가 올린 글이잖아! 그 삭제된 글 말이야.
화요일에 올린 글도 있네! 이거 내가 받은 편지랑 똑같은 글씨체인 거보니, 그웬돌린의 글씨체인 것같아.
이제 애비게일에게 밥을 줄 시간이야.
애비게일에게 주라는 건 불그스름한 빛이도는 회색의 곤죽같은 건데, 약간 꿀꿀이죽같이 생겼어. 예이츠 부인은 그걸 다 나눠서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두셨어. 냉장고 옆에는 초등학교 때 쓰던 급식판 같은 플라스틱 판이 엄청 많이 쌓여있어. 예이츠 부인은 나한테 그 급식판에 미리 나눠둔 만큼 한 시간마다 애비게일에게 먹이라고 했어.
예이츠 부인이 말한 대로 그 곤죽을 담은 판을 문 밑의 틈 사이로 넣었어.
씨발! 애비게일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는데 엄청 커!
제길, 사진 찍는 걸 까먹었어!!
내 애기 때 사진을 문 밑의 틈으로 넣어주자마자 소리 지르는 걸 멈췄어. 내가 그걸 까먹다니. 이런 걸 적기 전에 내가 할 일이나 제대로 기억해둬야겠어.
이제 먹는 소리가 들려. 뭔가 킁킁대고 후루룹거리면서 먹고 있어.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왔어. 걔 소리는 더 이상 못 들어주겠더라. 옛날에 동물원에서 사육사들이 준 먹이를 먹는 동물들이 생각나지 뭐야. 다음 한 시간에는 그냥 먹을 걸 주고 와야겠어. 그 애가 먹을 때 내는 소리는 좀 소름끼치는데 그걸 텅 빈 집에서 혼자 듣는 건 너무 무섭단 말이야.
TV나 좀 보려고 했는데 집중을 못하겠어. 정말 불안해 죽겠어서 앉아있지도 못하겠단 말이야. 그웬돌린의 방에 붙어있던 내 글들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쳐 미치겠어.
방금 노크소리가 들렸거든? 근데 현관에서 들린 것 같진 않고, 윗층에 잠겨져있는 방들 중 하나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어.
위에 올라가서 누구 없냐고 물었는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어. 윗층에는 애비게일의 방 빼고 세개의 방이 더 있는데, 전부 다 자물쇠로 잠겨져있어. 계단에서 제일 가까운 방에서 들린 것 같아서 쪼그려서 문 밑으로 훔쳐보려고 했어. 근데 너무 어두워서 아무것도 안 보이더라.
아까 문 틈새로 훔쳐보다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어. 왜 이걸 이제야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애비게일의 방 문은 바닥에서 떨어져 있어서 틈이 있어. 바닥과 문 밑 사이의 틈은 아마 2.5센티미터 정도야. 딱 그 식판을 넣어줄 수 있는 정도지. 그 정도면 틈새로도 뭐가 보일테니, 그 틈새로 조금 훔쳐보기로 했어.
자세히는 보지 못했지만 여자애가 하나 있는 건 확실해. 방 뒷쪽에는 식판들이 널부러져 있었고 걔 발 정도는 봤어. 핑크색 슬리퍼랑 크림색 파자마 원피스를 입고있었어. 걔는 자꾸 뭘 중얼거리면서 방을 왔다갔다 해.
규칙을 잘 알고 있지만 난 걔가 너무 불쌍해. 얼마나 오랫동안 거기에 갇혀있는지도 모르겠고, 그 안에는 화장실조차 없는 것 같단 말이야. 이 일이 다 끝나면 경찰에 신고라도 할까봐.
썅! 또 위에서 노크소리가 들린 것 같았어.
전에는 못 봤는데, 노크소리를 확인하려고 계단을 올라갔을 때 계단 끝에 다락방으로 향하는 입구를 봤어.
아래층에 있는 부엌에 가서 서랍장에 있던 손전등을 챙겼어. 문고리는 자물쇠가 안 걸려 있으니까 올라가도 괜찮을 것 같아서 올라와봤어.
여긴 정말 먼지로 가득해. 먼지투성이인 박스들이 한가득이야. 궁금해서 하나를 열여봤더니 애기 사진으로 가득차있더라. 전부 다 갓난아기들 사진이었는데, 사진의 년도들이 정말 다양했어. 막 몇 장은 1920년대 사진이고 그래. 근데 신기한 점은 사진들이 전부 다 2살도 채 되지 않은 애들의 사진이란 거야. 내 사진이 언젠가 저 박스 속에 있을 거라고 하니까 소름이 돋아.
복도의 반대편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와. 애비게일의 방에서 난 게 분명해. 여기서 걔 방 천장까지 갈 수 있는 지 봐야겠어.
걔 방 위에 있어. 쥐나 벌레들이 갉아먹은 것 같은 작은 구멍들이 숭숭 뚫려있어. 여기서 애비가 보이는지 한 번 봐야지.
아 시발시발시발시발!! 다락방에서 나왔어. 다신 거기 안 들어갈래! 걔가 날 본 거 같아. 아니면 내가 거기 있었단 걸 안 것 같아. 그 작은 구멍들 사이로 걔가 서 있는 걸 봤어. 걔는 키가 작은데, 떡진 갈색 머리가 얼굴을 가리고 있었어. 방 구석에 쪼그려 앉아서 내 애기 때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뭘 중얼거리는 거야. 근데 갑자기 하는 걸 멈추더니 천장을 확! 쳐다봤어. 아니, 내가 거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는지는 몰라도 걔는 내가 거기 있는 걸 알았어. 내가 자기를 부른 것 마냥 돌아보는 거야. 킁킁거리면서 주변 냄새를 맡더니 점점 더 가까워졌어. 위로 점점 올려다보니까 얼굴을 가리고 있던 머리가 옆으로 치워지면서 얼굴을 봤는데, 걔 눈이 없어! 눈이 없다고! 눈이 있어야할 위치에 그냥 맨살이 붙어 있어. 살 말고는 없다니까? 근데 눈이 없는데도 시선이 느껴졌어. 진짜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눈이 없어도 걘 날 볼 수 있었던 거 같아.
최대한 재빨리 다락방에서 나왔는데 그것도 느렸던 것 같았어. 내가 뛰어내려가기 시작하니까 바로 걔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거든. 처음 소리지른 것보다 훨씬 컸어. 얼마나 컸는지 가슴이 웅웅거릴 정도라니까. 지침에 써 있듯이 TV 소리를 최대로 키워서 켜뒀어.
걔가 소리를 하도 질러대서 머리가 아파 죽을 거 같은데 멈출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어!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iw4i5/babysitting_instructions_part_3_upd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