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를 하다 보면 단골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제게도 3년 가까이 거의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타시던 손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매주 화요일 밤 11시, 좁은 골목 어귀 가로등 아래에서 타시던 30대 정도의 조용한 여성분이었어요. 목적지는 늘 같았습니다. 시내 한 대학병원 앞. 처음 몇 번은 그저 이 시간에 병원 가는 손님이시구나 하고 넘겼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짧게나마 대화도 나누는 사이가 됐습니다. 날씨 이야기, 요즘 뜸해진 손님 이야기 같은 시시콜콜한 것들이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화가 무르익을 때쯤이면 손님은 꼭 말을 멈추고 창밖을 한참 응시하곤 했습니다. 저는 그저 그런 성격이신가 보다 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동료 기사와 커피를 마시다가 우연히 그 골목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동료는 무심코 이런 말을 하더군요. 거기 그 가로등 밑 자리, 한 3년 전에 뺑소니 사고 났던 데 아니냐고, 그때 시간도 딱 밤 11시쯤이었을 거라고요.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사고 시각과 손님이 타는 시간이 정확히 겹쳤거든요.

다음 화요일 밤, 저는 일부러 그 골목 어귀에 차를 대고 기다려봤습니다. 11시가 지나고, 11시 반이 지나도록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마음에 그 대학병원에 전화를 걸어 3년 전 그 시각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가 있었는지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직원은 개인정보라 자세히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때 그런 사고 환자분이 계셨던 건 맞다며, 오래 입원해 계시다가 결국은, 하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손님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화요일 밤이면 습관처럼 그 골목을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갑니다. 손님이 그리워서인지, 무서워서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