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를돕기위한 지장보살의사진. 일본길거리에 놓여있으며, 어린이를 돕는다고 전해진다.

아버지 집은 집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
농가인데, 뭔가 그런 분위기가 좋아서 고등학생이된뒤
오토바이를 타게 되면서
여름방학이라던가 겨울방학때에는 자주 혼자 놀러갔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어서오거라」라고 반겨 주셨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간 것이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기 직전이기 때문에 벌써 10년이 넘도록 가지 않은 것이 된다.
결코 '안갔어'가 아니라 '못갔어'인데, 그 이유는 이런 거다.
봄방학에 들어간지 얼마 안되었을때, 날씨가 좋아서 할아버지 댁에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
아직 추웠지만, 시골바람은 포근하니 기분좋았고, 거기서 잠시 쉬고 있었다.
그러다
포, 포포 포폿, 포포 ,포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기계적인 소리가 아니라 사람이 내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탁음도 반탁음도 어느 쪽으로도 잡히는 느낌이었다.
뭘까 하다가 정원의 생울타리 위에 모자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생울타리 위에 놓여 있었던 게 아니라.
모자는 그대로 옆으로 이동했고 울타리 씉까지 오자 한 여성이 보였다.뭐, 모자는 그 여자가 쓰고 있었던 셈이다.
여자는 흰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생울타리의 높이는 2미터정도 된다.그 생울타리에서 머리를 내밀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키가 큰 여자일까....
놀라고있는도중 여자는 다시 이동해 시야에서 사라졌다.
모자도 사라져 있었다.
또 어느새 '포포포' 라는 소리도없어졌다.
그때는 원래 키가 큰 여자가 부츠를 신고 있었거나 굽 높은 구두를 신은 키 큰 남자가 여장을 한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 후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조금 전의 일을 이야기했다.
아까 큰 여자를 봤어.남자가 여장하고있었나? 라고 말해도 흐음~정도 밖에 말하지않았지만,
울타리보다 키가 컸다.모자를 쓰고 있다가 포포포포 이런 이상한 소리를 냈고,
라고 말하는 순간, 두 사람의 움직임이 멈췄다.글자그대로, 시간 또한 같이 멈춘듯이 멈췄다.
그이후 "언제 봤냐" "어디서 봤냐" "울타리보다 얼마나 높았다"며 할아버지가 흉신악살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질문을 퍼부어왔다.
할아버지의 낯선 분위기와 기백에 눌리면서도 대답하자 갑자기 입을 다물고 복도에 있는 전화로 달려가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미닫이문이 닫혀 있어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몰랐다.할머니는 기분탓 인지 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할아버지는 전화를 마쳤는지, 돌아오자
「오늘은 자고 가라.아니 오늘은 돌려보낼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내가 뭔 이상한 짓을 저질렀나?
라고 필사적으로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그 여자도 내가 보러 간 게 아니라 저쪽에서 나타난 거고.
그는 「할매, 나는 K씨를 데리러 갔다 오겠다.」 라며 트럭을 타고 어디론가 나갔다.
할머니에게 조심스레 물어보니,
팔척님께 홀린 것 같다. 할배가 어떻게든 해줄거다.아무걱정 하지 않아도 되니까 라고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오실 때까지 띄엄띄엄 이야기해 주셨다.
이 근처에는 "팔척님"이라는 성가신놈이 있다.
팔척은 큰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이름 그대로 여덟자 정도의 키고, "보보보보" 같은 남자처럼 들리는 목소리로 이상한 웃음을 짓는다.
사람마다 상복을 입은 젊은 여자이거나, 기모노를 입은 노파이거나, 들옷 차림의 나이가 많아 보이거나 하는 모습이 다르지만,
여성이고, 비정상적으로 키가 큰 것과 머리에 뭔가 얹혀 있는 것, 게다가 징그러운 웃음소리는 공통적인 특징이다.
옛날 나그네에 홀려 왔다는 소문도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
이 마을에 지장보살에 의해 봉인되어 있어, 다른 곳에는 갈 일은 없다.
팔척에게 홀리면 며칠 안에 홀려 죽고 만다.
마지막으로 팔척의 피해자가 나온건 15년 전.
이것은 나중에 들은 말이긴 하나 지장보살에 의해 봉인되어 있다는 것은, 팔척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한정되어 있어 그 길의 마을 경계에 지장보살을 모셨다고 한다.
팔척의 이동을 막기 위해서인데, 그것은 동서남북 경계에 모두 네 군데 있는 것 같다.
하기야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을 간직하게 되었느냐 하면 주변 마을과 어떤 협정이 있었던 모양이다.예를 들면 수리권을 우선한다든가.
팔척님의 피해는 몇 년에서 십수 년에 한 번 정도니 옛날 사람들은 그럭저럭 유리한 협정을 맺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을테다.
그런 걸 들어도 전혀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였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한 노파를 데리고 돌아왔다.
「큰일이났구먼, 지금은 이걸 가지고 있어봐라」라고 말하며 K씨라는 노파는 나에게 부적를 주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 뭔가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그대로 함께 계셨고 화장실에 갈 때도 따라와 화장실 문을 완전히 닫게 해주지 않았다.
여기에 와서야 비로소, 「왠지 위험한거같은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잠시 후 2층으로 올라가 한 방에 들어섰다.
그곳은 창문이 온통 신문지로 도배되어 있고 그 위에 부적이 붙어 있었으며 네 모서리에는 소금이 한가득 놓여 있었다.
또 나무로 된 상자 모양의 물건이 있었고(제단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위에 작은 불상이 얹혀 있었다.
또 어디서 가져왔는지 유아 변기가 두 개나 준비돼 있었다.이걸로 볼일을 보라는 건가...
「이제 곧 해가 진다. 알겠냐, 내일 아침까지 여기서 나가면 안 됀다.」
「나도 할매도, 너를 부르지도 않고, 너에게 말을 걸지도 않는다.
그래, 내일 아침 일곱 시가 될 때까지는 절대 여기서 나가지 말거라.
일곱 시가 되면 너부터 나가라.집에는 연락해 두었다.」
하고 영감이 정색을 하며 하는 말이니 잠자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시키는 대로 잘 지켜라.부적도 슬쩍 떼지 마라.무슨 일이 생기면 부처님 앞에서 부탁드려라.
K씨도 말했다.
TV는 봐도 된다고 해서 켰지만 보고 있어도 분위기탓에 마음이 진정이 안되었다.
방에 갇힐 때 할머니가 주신 주먹밥이나 과자도 먹을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아 방치한 채 이불에 싸여 마냥 꿈틀거렸다.
그런 상태에서도 어느새 잠든 듯 눈을 떴을 때는 뭔 프로그램인지는 잊었지만 심야방송이 나오고 있어 내 시계를 보았더니 새벽 한 시를 넘은 시각이였다.(이때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뭔가 기분나쁜 시간에 일어났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유리창을 톡톡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조약돌 따위를 부딪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는 소리였다고 생각한다.
바람 때문에 그런 소리가 나는지, 누가 정말 때리는지는 헷갈렸지만 필사적으로 바람 때문이라고 믿으려 했다.
진정하려고 차를 한 모금 마셨는데 역시 무서워서 TV 소리를 크게 내며 억지로 TV를 보고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은거냐? 무섭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
무심코 문으로 다가갔지만 할아버지의 말이 금방 떠올랐다.
또 목소리가 들린다.
「왜 그러냐, 이리 와도 된단다.」
할아버지 목소리와 한없이 닮았지만 저건 할아버지 목소리가 아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리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문득 구석에있는 소금을 보니 위쪽이 검게 변색돼 있었다.
쏜살같이 불상 앞에 앉자 지폐를 움켜쥐고 살려 달라고 필사적으로 기도를 시작했다.
그때,
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 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포
.
그 소리가 들리고 유리창이 똑똑, 똑똑, 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까지 키가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이 밑에서 손을 뻗어 유리창을 두드리는 광경을 상상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불상에게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엄청나게 긴 하룻밤이라고 느꼈지만 그래도 아침은 오기 마련이어서 켜놓은 TV가 어느새 아침 뉴스를 하고 있었다.
화면 구석에 표시되는 시간은 확실히 7시 13분으로 되어 있었다.
유리 두드리는 소리도, 저 목소리도 모르게 멈춰 있었다.아무래도 잠들어 버렸는지 정신을 잃었나봐.
소금은 더욱 검게 변색되어 있었다.
혹시나 해서 내 시계를 보니 비슷한 시각이어서 조심스레 문을 열자 거기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은 할머니와 K 씨가 있었다.할머니가 다행이다,라며 눈물을 흘려주셨다.
아래로 내려가니 아버지도 와 계셨다.
영감이 밖에서 얼굴을 내밀며 "빨리 차에 타라"고 재촉하고 마당으로 나가보니 어디서 가져왔는지 한 박스 승합차가 한 대 있었다.
그리고 정원에 몇 명의 남자들이 있었다.
차는 9인승이였고, 중간 줄 가운데 앉았고, 조수석에 K 씨가 앉고 마당에 있던 남자들도 모두 올라탔다.
모두 아홉 명이 타고 있어 사방발방이 전부 둘러싸인 형태가 되었다.
「큰일났군.궁금할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눈을 감고 아래를 향해 있어라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너에게는 보일 테니까.좋다고 할 때까지 참고 눈을 뜨지 말거라....」
오른쪽 옆에 앉은 쉰 살쯤 된 아저씨가 그리 말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운전하는 트럭이 선두, 다음이 내이 타고 있는 승합차, 그다음에 아버지가 운전하는 승용차순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차들은 꽤 느린 속도로 나아갔다.아마 시속20킬로정도로 나오지 않았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K 씨가 여기가 버티고 있는 곳이라고 중얼거리자 뭔가 염불 같은 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포포포포포포포
또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K 씨가 준 부적를 움켜쥐고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아래를 쳐다보았지만 왠지 모르게 실눈을 뜨고 밖을 조금만 쳐다봤다.
눈에 들어온 것은 하얀 원피스.
그것이 차에 맞추어 움직이고있었다.
저 성큼성큼 따라오고 있니?
머리는 창문 밖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차 안을 들여다보려 했는지 고개를 숙이는 행동을 시작했다.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내었다.
보지 말라고 옆에있는사람이 언성을 높였다.
황급히 눈을 질끈 감고 더 세게 지폐를 움켜쥐었다.
톡. 톡. 톡
유리를 두드리는 소리가 시작되었다.
주변에 타고 있는 사람도 짧게 '윽'이라든가 '흠' 소리를 낸다.
저것은 보이지 않아도,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소리는 들리는거같다.
K씨가 외우고있는 염불에 힘이 들어갔다.
이윽고 목소리와 소리가 멈추었다고 생각했을 때 K 씨가 「잘 빠져나왔다」라고 말하였다.
그때까지 잠자코 있던 주위를 둘러싼 남자들도 잘됐구나라며 안도의 목소리를 냈다.
이윽고 차는 넓은 곳에서 멈추고, 나는 아버지의 차로 옮겨탔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다른 남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K 씨가 부적를 보여 달라고 다가왔다.
무의식적으로 아직 움켜쥐고 있던 부적를 보니 전체가 거무스름하게 변해 있었다.
K씨는 「이제 괜찮겠지만 혹시 모르니 당분간은 이걸 갖고 있거라」며 새 부적를 쥐여줬다.
그 후에는 아버지와 둘이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토바이는 훗날 할아버지와 이웃이 전해주었다.
아버지도 팔척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던 듯 어릴 적 친구 중 한 명이 매혹되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홀린 탓에 다른 땅으로 옮긴 사람도 알고 있다고 한다.
승합차를 탄 남자들은 모두 영감네 집안에 관계된 사람들이고, 즉 극히 얇으면서도 자신과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란다.
앞서간 영감, 뒤따라간 아버지도 당연히 피의 연결고리는 있는 셈이어서 조금이라도 팔척님의 눈을 속이고자 그런 짓을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형제는 하룻밤 사이에 이곳에 오지 못했기 때문에 혈육은얇아도 금방 모일수 있던 사람들이 온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일곱 명의 남자가 그때 바로 올수는없었고, 또한 밤보다 낮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하룻밤 방에 갇혔던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닥치면 영감이나 아버지가 대신하실 각오였다던가.
그리고 앞서 쓴 것 같은 걸 설명하시고 이제 거기 는 다신가지 말라고 말하셨다.
집에 와서 할아버지와 통화할 때 그날 밤에 말을 걸었느냐고 물었지만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고 단언하셨다.
ㅡ역시 그랬던 건가...싶더니 새삼스레 등골이 오싹해졌다.
팔척님의 피해에는 성인이 되기전인 젊은 사람, 그것도 아이가 당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아직 어린이나 젊은 사람이 극도의 불안한 상태에 있을 때 가족의 목소리로 그런 말을 들으면 그만 마음의문을 열어버릴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그 일도 잊혀지기 시작할때, 멋지지 않는 후일담이 생겨버렸다.
「팔척님을 봉인하고 있는 지장보살님이 누군가에게 부서지고 말았다.그것도 너희 집으로 통하는 길인데.」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할아버지는 2년전에 돌아가셨고, 당연히 장례식에도 가지못했다.
할아버지께서도 일어나지 못하게 되신 후에는 절대 오지 말라고 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미신일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타일러 주면서도, 꽤 신경쓰고있다.
그 목소리가 들려온다고 생각하면...
포포포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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