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내 풀풀 나는 얘기.

솔직히 나 자신도 당사자가 아니라서 믿지는 않는다.

사실, 중학생 시절의 난 죽으려고 했었다.

지독한 따돌림과 괴롭힘이 있었고, 선생도 보는 둥 마는 둥. 부모님은 서로 불륜으로 바빠서 나에게 요만큼의 관심도 주지 않았다.

몸에는 항상 멍이 들어 있었다.

그날은 얼굴까지 얻어맞아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아무튼 내가 살던 곳이 워낙 시골이어서 그런지, 괴담에서 흔히 나오는 '들어가면 안 되는 장소'라는 게 있었다.

양아치들조차 들어가길 꺼리는 곳이었다.

그곳은 정말로 위험한 곳이었구나,라고 지금에서야 생각한다.

주변을 둘러친 로프 … 라기보단, 뭔가 이상한 종이뭉치로 된 끈? 밑을 지나, 길 아닌 길을 걷고 있으니 살짝 트인 공간이 나왔다.

죽을 생각으로 온 주제에 목을 맬 끈이나 식칼 같은 건 챙겨오지도 않았고,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잔뜩 낙서가 되거나 찢어진 책가방. 그리고 그 안에는 가방과 비슷한 상태의 교과서들뿐이었다.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던 난 근처의 나무에 기대앉아 그대로 잠들고 말았다.

나만 이런 것인 지는 모르겠지만, 난 매일 밤 제대로 잠을 이룬 적이 없었다.

몸 전체가 너무 아픈 데다 정신적으로도 심하게 지쳐있어 반드시 쉬어야만 하는데도, 잠들질 못하는 것이다.

잠들면 다음 날이 와 버린다.

학교를 쉬더라도, 부모 중 하나가 불륜 상대를 데려와 날 귀찮게 한다. 이따금씩 날 패거나, 발로 차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던 것인지, 아니면 체력적으로 한계였던 것인 지, 난 금방 잠이 들고 말았다.

그러자 마치 학교에 있는 것 같은 소음이 들려왔다.

내가 당한 괴롭힘은 무시와 폭력, 비방까지 있었기에 쉬는 시간에는 주로 책상에 엎드린 채로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마다 꼭 들려왔었다.

나를 향한 욕이.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도 들려오지만 말이다.

아무튼 뭐 이런 느낌의 소리들이었는데, 이번에도 날 향한 욕들이 들려왔다.

하지만 어째선지 평소와 같은 구체적인 말 같은 게 아니었다.

기분 나쁘다, 든가. 죽었으면 좋겠다, 든가. 냄새난다, 든가. 과거에 저질렀던 사사로운 실패담이나, 그런 것들이 아닌 … 욕인 건 알겠는데, 저게 뭐야? 라든가, 대체 무슨 일이야, 라든가. 왠지 당황한 듯한 느낌이 강했다.

엄청 짜증 나는 듯한 말투였으니 분명 욕이었을 것이다.

그걸 꿈이라 생각한 나는, '이제야 간신히 잠들 수 있게 됐는데, 꿈에서마저 이렇게 고통스러워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난, 큰 소리를 내며 오열하고 말았다.

귀가 먹먹해지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몸도 부들부들 떨렸고, 그렇게 기절할 기세로 울어댔다.

지금까지 당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이젠 다 싫어'라며 울부짖었다.

정신 차려보니, 분명 아무에게도 이곳에 온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세 명의 사람에게 발견되고 말았다.

이 토지의 유지? 같은 유명한 할머니와,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같은 집안사람으로 생각되는 남녀였다.

사실 난 이 할머니의 손자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도 날 도와주지 않았었다.

하지만 할머니와 그 일행은 날 보호해 주겠다며, 손자가 있는 곳으로 바로 날 데려갔다.

얼굴조차도 보기 싫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 손자는 완전 엉망진창인 날 앞에 두고도 크게 겁을 먹은 듯했다.

무서운 것이라곤 요만큼도 없어 보였던 그 녀석이, 그때는 벌벌 떨고 있었다.

손자가 나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그 뒤로 어째선지 우리 집에서까지 연락이 와서는 다양한 스트레스와 상처를 핑계로 잠시 동안 입원을 했고, 퇴원하여 돌아왔을 땐 모든 것이 뒤바뀌어 있었다.

지금까지 날 괴롭히던 녀석들과 교사, 교장까지 나에게 찾아와 사과했다.

이해할 수 없었다.

부모도 내게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했다.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난 그대로 그 할머니의 연락을 받고 다시 할머니 손자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할머니가 토지의 유지인 이유는, 무슨 공수※신내림을 받은 무당이 신의 소리를 내는 일? 예언? 같은 게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모양이다.

대대로 이 집안사람들에게 내려오는 힘이라는 것 같았고, 아무래도 그 '숲속의 무엇인가'가 할머니의 머릿속으로 다양한 광경을 보여 준다고 한다.

TV 전파? 뭐 그런 것 같았다.

아무튼, 그 전파 같은 건 언제 올지 모르는 것인데다 별 상관없는 것들과 중요한 것이 섞여있다고 한다.

내가 기절했던 때와 같은 시각, 할머니의 머릿속에 내가 집이나 학교에서 당한 일들과, 숲속에 쓰러져있는 영상과 음성이 흘러들어 왔다고 한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지만, 할머니가 나에 대해 알고 있던 것들은 정말로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들이기 때문에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청렴결백한 성격의 할머니는, 나에게 벌어진 도가 지나친 학대에 대해 격노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일은 절대 없었다고 한다.

숲속에 들어간 사람은 전부 정신에 이상을 일으켜 사망하거나, 아무튼 정상적인 상태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할머니가 날 찾은 이유는,

신기하게도 '숲속의 사람'으로부터 나에게 전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할머니는 쓴웃음을 지으며 수신한 말을 전해주었다.

"○○△△(내 본명)의 목소리는 너무 불쾌해.

다시는 오지 마라.

다음은 없다.

기분 나빠."

… 정말로, 기분 나쁘다고까지 말했다는 모양이다.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어째선지 내 목소리에는 사람이 아닌 것, 특히 실체를 갖지 않은 존재를 억누르는 힘이 있다는 모양이다.

내가 울부짖은 탓에 그 존재는 상태가 나빠질 정도로 힘을 소모하게 되었단다.

그날 이후 숲에는 가지 않았지만,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이 어려운 것을 취급하는 것처럼 서먹하게 굴었고, 결국 그것을 견디지 못한 나는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도시로 도망쳤다.

그 뒤로 열심히 일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태어났다.

늦게나마 나이 든 부모님에게 연락이 와서, 화해를 위해 십수 년 만에 귀향하게 되었다.

고향 집을 가는 길에 그 숲을 지나던 중, 5살 딸아이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숲 앞에서 이스(? 키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여자애 이름인가?)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쳐다보고 있었어."

라는 말을 했다.

이곳에 있기 싫다는 딸을 부인에게 맡긴 뒤 근처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피난시켰다.

그리고 아직 살아계셨던 할머니, 부모와의 인사를 적당히 마치고,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맹세를 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여담이지만 정말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도는 사고 물건을 싸게 빌린 뒤 사흘 정도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노래를 불러댄 결과, 어느샌가 그 귀신이 정말로 사라졌다고 한다.

(상황을 지켜보던 부동산 업자나 '귀신이 보인다'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한눈에 봐도 건물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놀랐었다. 나 자신 자체는 영감이나 그런 것들이 일절 없기 때문에 잘 모른다.)

게다가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땅의 넓이나 집의 규모에 비해서는 묘하게 저렴했다.

알면서 온 거지만.

그리고, 과거를 포함해 지금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이런 부분 한정으로 숲속 사람에게 꽤나 감사하고 있다.

거짓말처럼 보이지만, 정말로 있었던 이야기다.

솔직히 나는, 보이지 않는 존재보다 인간이 훨씬 더 무서웠다.

난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는데, 상대의 태도가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공포를 느꼈다.

나 혼자만 다른 세계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출처 : https://blog.naver.com/pipiroroh/22303807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