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대구의 한 안경공장에 취직한 20대 청년 C씨의 실화입니다.
당시 안경공장은 물량이 쏟아져 24시간 교대 근무가 필수였고, C씨는 공장 2층 구석에 마련된 낡은 기숙사 방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입사 첫날, 선배 사원이 C씨에게 방을 안내해 주며 아주 기묘한 당부를 남겼습니다.
"밤에 자다가 밖에 공장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나도, 절대 문 열고 나가지 마라. 그리고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지도 마."
며칠 뒤, 야간 근무를 마치고 새벽 2시쯤 기숙사 방에 누워 잠을 청하던 C씨.
정적만이 흐르던 공장 밖에서 갑자기 쇳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철컥... 윙- 철컥... 윙-
분명 오늘 야간조는 모두 퇴근해서 공장엔 아무도 없어야 했습니다. 도둑이라도 든 건가 싶어 선배의 경고를 잊은 채, C씨는 조심스럽게 방문으로 다가가 문구멍(렌즈)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습니다.
어두컴컴한 공장 한가운데, 안경테를 깎는 기계 앞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여자가 앉아있었습니다. 여자는 미친 듯한 속도로 기계를 돌리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기계에 넣고 있는 것은 안경테가 아니라 자신의 손가락이었습니다.
피가 튀고 살점이 갈려 나가는 끔찍한 광경에 C씨가 헉! 하고 숨을 들이마신 순간.
여자의 움직임이 뚝 멈췄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천천히 돌려 C씨가 있는 기숙사 방문 쪽을 정확히 바라보았습니다.
여자의 얼굴은 반쪽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커멓게 타들어 가 있었습니다.
"봤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기괴하게 관절을 꺾으며 기숙사 문을 향해 미친 듯이 기어 오기 시작했습니다. 기겁한 C씨는 뒤로 자빠졌고, 곧바로 방문 손잡이가 철컥! 철컥! 철컥! 하고 부서질 듯이 흔들렸습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벌벌 떨던 C씨는 몇 분 뒤 밖이 조용해지자, '갔나...?' 싶은 마음에 아주 조심스럽게 다시 문구멍으로 눈을 가져다 댔습니다.
그런데 문구멍 밖은 칠흑같이 새까맸습니다.
의아해하던 찰나, 그 까만 어둠 속에서 하얀자위가 번뜩이더니 눈동자가 이리저리 굴러갔습니다. 여자가 문구멍에 자신의 눈을 바짝 가져다 댄 채, 방 안의 C씨를 훔쳐보고 있었던 겁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공장에선 몇 년 전 큰불이 났었고, 할당량을 채우려 야간까지 혼자 남아 일하던 여직원이 문이 잠긴 채 불타 죽은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