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숙소를 찾다 겪게 된, 밀실 공포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에피소드입니다.
대학생 A씨와 친구는 일본 오사카로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1박에 한화로 만 원 남짓하는 엄청나게 저렴한 전통 다다미방 민박집을 예약했죠. 도착해 보니 집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낡았고, 주인이란 노파는 음침한 표정으로 방을 안내하며 단 한 가지 규칙을 강조했습니다.
"방구석에 있는 벽장(오시이레)은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열지 마세요."
벽장문은 두꺼운 청테이프로 겹겹이 밀봉되어 있었습니다. 기분이 찜찜했지만, 피곤했던 두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 2시쯤. A씨는 벽장 쪽에서 들리는 기분 나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스으윽... 긁적... 스으윽... 긁적...
안에서 누군가 손톱으로 미닫이문을 긁는 소리였습니다. 소름이 돋은 A씨는 친구를 깨우려 했지만, 친구는 식은땀을 흘리며 가위에 눌린 채 끙끙대고 있었습니다. 공포보다 친구를 깨워야 한다는 생각에 다급해진 A씨는 방의 불을 켜려고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청테이프가 발려있던 벽장문이 '드르륵-' 하고 한 뼘 정도 혼자 열렸습니다.
A씨가 굳어버린 채 열린 틈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쾌퀴한 곰팡이 냄새와 함께 피비린내가 확 풍겼습니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새하얀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방바닥을 더듬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방 안에 있는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이요.
비명조차 나오지 않아 입틀막을 하고 있던 A씨의 시선이 창문 쪽으로 향했습니다. 방안은 밀실이었고, 창문 밖은 민박집의 좁은 뒷마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창문 밖 어둠 속에서, 민박집 노파가 눈을 희번득하게 뜬 채 방 안의 A씨를 보며 소리 없이 활짝 웃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도망치듯 빠져나와 한국으로 귀국한 뒤 A씨는 일본의 한 괴담 사이트에서 자신이 묵었던 숙소의 주소를 발견했습니다.
그곳은 과거, 노파의 아들이 사람들을 토막 내어 벽장 안에 은닉했던 연쇄살인 사건의 현장이었습니다. 노파는 싼값에 방을 내놓고, 아무것도 모른 채 들어온 여행객들이 밤새 벽장 속의 원귀에게 시달리는 모습을 창문 밖에서 지켜보는 것을 즐기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