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꿈을 꾸어서 여기에 올려봅니다.
이런글을 한번도 써본적도 없고 꿈 꾸었던 이야기라 난해한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는 오늘 친구의 할머님 장례식장에 갔다. 하지만 평소의 장례식과는 달랐다.
반겨주는 친구들, 넓은 평상이 있었고 한쪽에는 각종 제사기구들과 꽃, 음식들이 곱게 차려져있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한곳 오른쪽에는 반층정도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고 사람 한명만이 지나다닐 수 있는정도의 조그만 통로가 있었다. 아마 그 뒷편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했다. 그 통로에는 그곳의 관계자가 검은 천으로 된 두꺼운 카펫을 작은 강아지가 돌아다닐 수 있을만한 크기의 원통형으로 말아놓고있었다. 무엇인가 물으니 이 길은 저승으로 향하는 통로 라고 답변을 해 주었다.
사람들이 자리로 돌아가는 분주한 소리가 들렸다. 아마 제사가 시작되리라.
나도 자리로 돌아가려 계단을 내려가는데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고말았다. 크게 아프지않고 별 다른 소란없이 자리를 잡고 제사를 올릴 준비를 하였는데 갑자기 양말이 보이지 않았다. 옆에 계시던 아버지가 제사를 지내는데 양말도 제대로 신지 않았다고 나무라셨고 나는 황급한 마음에 나의 하얀색 양말을 찾으려 애썻다.
나는 평상을 더듬거리며 양말을 찾았고 두툼한 양말을 집어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양말이 아니었다. 피로 범벅이 된 검게 변한 얼룩덜룩한 양말이었다. 검은색으로 쓰여진 한자가 눈에 띄었다. 죽을 사 귀신 귀 였다. 나는 잘못됨을 느끼고 양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공기가 바뀌었다.
양말을 집어들었던 나의 앞에 누구인지 모르는 할머니의 시체가 하얀 삼배천을 얼굴까지 덮고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나의 할머니가 단정한 모습으로 북을 치며 굿을했다. 마치 내 앞에 누워있는사람의 혼을 달래듯 격정적이게 소란을 피웠다. 나는 겁을 먹어 엎드리곤 눈을 꼭 감고 나의 잘못을 빌었다. 양말을 건들여 죄송합니다. 죽은 사람의 물건을 잘못 건들였습니다. 하나님 부처님... 제발 도와주세요... 간절하게 빌었고 잠시 조용해지자 슬며시 눈을 떳다. 묘한 웃음소리가 왼쪽뒷편에서 들렸다 '이히히히히히' 마치 재미난 구경을 하는듯한 목소리였다. 나는 실눈을 떠서 평상을 쳐다보았다.
굿을하는 나의 할머니 앞에 모셔져있을 시체가 없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평상에 엎드려 절을하고있었고 그 주위를 누군가 돌아다니며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확인하려 하였다. 흰 저고리에 회색치마를 입고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허리를 뒤로 젖히며 날카롭게 웃었다.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
나는 직감했다. 그것은 평상에 누워있던 시체일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처음에 보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것은 새빨갛게 칠해진 입술이었다. 잿빛의 피부와 대비되는 새빨간색. 죽은사람에게 억지로 생기를 불어넣은것같은 이질감이 들었다. 그리고 죽은사람인것같지않은 윤기나는 검은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놓았다. 공포심에 머리가 새하얗게 된 순간 그것이 내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검게 빛나는 눈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새빨간 입술이 귀에 걸리듯 찢어지게 웃었다. 나는 뒤로 넘어져 뒷걸음질 쳤지만 이내 그것이 나의 두 팔을 움켜잡았다.
'이히히히히히 봤구나. 나를 봤구나. 너구나. 나랑 같이 가자.' 날카로운 목소리가 나의 귀 안쪽을 흔들었다. 주위 사람들은 나와 그것을 신경쓰지않고 그저 기도에만 집중하는듯 보였다. 나의 할머님만이 굿을 멈추고 나와 그것을 쳐다보고있었다. 그리고 자유를 잃은 나의 두 팔이 그것쪽으로 쭈욱 당겨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이 나의 두 팔을 꽉 잡고있었다. 뿌리칠 수 없었다. 그것이 나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기분을 받으며 나는 의식을 잃었다.
눈을 떳을땐 나는 침대 위에 있었다. 왼쪽 방향으로 누워 양 팔을 쭉 뻗고 가만히 누워 자고있던것이다. 꿈이었지만 생생했다. 숨이 가쁘고 꿈속에서의 기억들을 차근차근 정리했다. 생생한 기억에 몸을 뒤척이거나 뒤로 돌면 그 얼굴이 보일것만 같았다. 숨죽이며 가만히 있던 나는 점점 안정되었다. 어지러진 이불을 다시 정리하여 덮고 자세도 똑바로하여 다시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