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셋이서 강릉으로 즉흥 여행을 떠났을 때의 일입니다.
성수기라 방이 없었던 이들은 외곽에 있는 아주 허름하고 낡은 모텔을 겨우 잡았습니다. 방은 4층 끝방인 404호. 방안은 한여름인데도 한기가 돌 정도로 서늘했고, 퀴퀴한 냄새가 났습니다.
새벽 3시쯤, 잠귀가 밝은 D씨는 창문 쪽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톡... 톡... 톡...
누군가 손가락으로 유리창을 일정한 간격으로 두드리는 소리였습니다.
D씨가 부스스 눈을 비비며 창문 쪽을 바라본 순간,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 내렸습니다.
창문 밖으로, 산발을 한 여자가 거꾸로 매달린 채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여기는 4층이었습니다. 밖에서 사람이 매달릴 수 있는 구조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여자는 희번득한 눈으로 방 안에서 자고 있는 친구들을 훑어보며 계속해서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톡... 톡... 톡...
너무 무서워서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던 D씨는, 옆에 자고 있던 친구의 팔을 꼬집어 간신히 깨웠습니다. 잠에서 깬 친구도 창문을 보더니 기절할 듯이 숨을 들이켰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D씨의 귀에 대고 속삭였습니다.
"야... 저 여자... 밖에 있는 거 아니야..."
D씨가 다시 자세히 창문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두워서 바깥의 풍경과 겹쳐 보였던 것일 뿐, 여자는 창문 **'밖'**에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자는 방 '안'의 천장에 박쥐처럼 거꾸로 매달린 채, 방 안쪽에서 창문을 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창문을 두드리던 여자의 고개가 휙 돌아가며 D씨와 친구를 정면으로 노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입이 귀 밑까지 찢어지게 웃으며 천장을 기어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두 사람은 비명을 지르며 짐도 챙기지 못하고 모텔을 뛰쳐나왔습니다. 다음 날 낮에 방값을 환불받고 짐을 찾으러 모텔 주인을 찾아가 따졌지만, 주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습니다.
"아... 또 그 방이야? 거긴 천장에 부적을 붙여놔도 자꾸 떨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