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쪽에서 자랐다. 지금은 시청 근처 살지만 예전엔 시내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깡시골이었다. 마을 뒤에 낮은 산이 하나 있었는데 그 입구에 상여집이라고 부르는 시멘트 건물이 하나 있었다.

중2 여름방학 때 친구들이랑 거기 들어갔다. 그냥 심심해서 내기하다가 들어간 건데 지붕만 기와고 문은 낡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자물쇠 고리가 삭았는지 손으로 당기니까 그냥 툭 하고 빠졌다.

문 열자마자 흙 냄새가 났다. 안은 좁고 텅 비어 있었는데 먼지만 수북했다. 상여는 없고 바닥에 짚단 몇 개 굴러다니는 게 다였다. 창문도 없는데 짚단이 혼자 계속 이리저리 움직였다. 친구 놈 하나가 별거 없네 하면서 바닥을 발로 찼는데 그때 딸랑 하는 소리가 났다. 방울 소리였다.

우리 셋 다 가만히 있는데 소리가 한 번 더 났다. 딸랑딸랑 하는 게 바로 귀 옆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근데 바닥이 좀 이상했다. 먼지가 그렇게 두껍게 쌓여 있는데 우리가 밟고 들어온 발자국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깨끗한 회색 먼지뿐이었다. 그거 보고 내가 제일 먼저 소리 지르면서 뛰어 나갔다.

나중에 마을 회관 앞에서 이장님을 만났다. 상여집 들어갔다 왔다니까 표정 싹 굳으면서 거기 상여는 삼십 년 전에 썩어서 다 태웠다고 했다. 아무것도 없어야 정상이라고 다시는 가지 말라고 화를 냈다. 솔직히 그때 좀 무서웠다.

그날 밤부터 머리맡에서 소리가 났다. 처음에는 창밖인 줄 알았는데 나중엔 침대 밑에서 소리가 났다. 딸랑, 딸랑 하는 그 소리였다.

지금은 결혼해서 아파트 사는데 가끔 비 오고 습하면 거실에서 그 소리가 들린다. 와이프는 못 듣고 나한테만 들린다. 어제는 소리가 안방 문 바로 앞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