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여기 써도 되는 건가 싶은데, 지금 스테이션에 혼자 앉아 있으려니까 너무 좀 그래서 몇 자 적어봄. 저는 충남 서남부 쪽 바다 근처 종합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예요.

병원 근처에 만지저수지라고 큰 물가가 하나 있는데, 매년 이맘때쯤 꼭 한 명씩 거기서 죽어 나가서 동네 사람들은 잘 안 가거든. 근데 그날만 되면 우리 병원 올드 쌤들이나 수쌤이 유독 예민해져요. 저번 나이트 때였어. 404호는 장기 환자 어제 퇴원해서 분명 비어 있었고 문도 잠가놨었거든.

새벽 두 시 넘어서 라운딩 돌고 스테이션 앉아 있는데 갑자기 딩동 하고 콜벨이 울리더라고요. 모니터 보니까 404호인 거야. 잘못 눌렸나 싶어서 인터폰 들었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그냥 치익 하는 기계음만 났어요.

옆에 있던 6년 차 쌤한테 404호 비어 있지 않냐고 물어봤거든요. 근데 쌤이 모니터 보더니 얼굴 싹 굳으면서 그냥 무시하래. 대답도 하지 말고 인터폰 그냥 내려놓으라고요.

결국 저 혼자 확인하러 갔어요. 혹시 잡상인이라도 들어갔나 싶어서 문을 열었는데, 방 안에 훅 끼치는 냄새가 소독약 냄새가 아니라 그 비린내 섞인 흙탕물 냄새였음. 저수지 근처 가면 나는 그 냄새요.

불 켰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근데 침대 시트가 축축하게 젖어 있는 거야. 더 이상한 건 발자국이었는데, 문에서 침대로 들어온 흔적은 없고 침대 옆 바닥부터 창문 쪽으로만 젖은 발자국이 세 걸음 찍혀 있었어요.

발자국은 창틀에서 딱 멈췄는데 창문은 안에서 굳게 잠겨 있었음. 4층이라 밖으로 나갈 수도 없거든. 그때 뒤에서 수쌤이 나타나서 제 어깨 잡더니 낮게 속삭이더라고요. 거기 보지 말고 나와, 오늘 만지저수지 물 뒤집히는 날이야.

아까 새벽에도 404호 콜벨이 한 번 울렸어요. 수쌤이 아예 인터폰 선을 뽑아버렸거든요. 근데 지금 스테이션 모니터 구석에 404호 번호가 계속 깜빡거려요. 전선도 없는데 왜 저러는지.

지금 스테이션 바로 뒤에서 뚝, 뚝 소리가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