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살아 있었다.
화면 아래에는 「아파트 모자 살인사건」이라는 자막이 붙어 있었다. 그 말만 보면 두 사람이 모두 죽은 것 같았다. 하지만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람은 어머니였고, 아들은 살아남았다.

〈1999, 남겨진 목격자〉 속 뉴스 화면
1999년, 서울 신림동. 재개발을 두고 이웃끼리 다툼이 있던 아파트였다.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지, 앞으로 그 집에서 계속 살 수 있는지. 집 이야기는 곧 돈 이야기였고, 돈 이야기는 쉽게 다툼이 됐다.
그런 곳에서 어머니가 살해됐다. 함께 발견된 아들은 식물인간 상태였다. 그날 집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목격자였다.
살아 있는 사람이 있으니 물어보면 될 것 같았다. 누가 집에 들어왔는지. 어머니와 무슨 말을 했는지. 마지막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데 아들은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없었다. 사건을 아는 사람이 남아 있다는 사실과 사건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었다.
재개발 때문에 다퉜다는 말은 있었다. 그 말로 사람들은 사건을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이웃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그 집 안에서 벌어진 일까지 알 수는 없었다.
앵커가 나오던 화면이 주민 인터뷰로 바뀌었다. 자막도 바뀌었다.
「목격 진술 엇갈려」
그날 집 안의 일을 본 사람은 아들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주민들은 대체 무엇을 본 걸까.
어머니가 숨진 뒤 아이에게는 돌봐줄 보호자가 없었다. 그 상태로 어디로 옮겨졌는지,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살인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유일한 목격자는 살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아이가 어디에 있는지부터 찾아야 했다.
그날 살아남은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