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이런 데 글 잘 안 쓰는데 생각나서 적어봄. 경기도 외곽에서 자랐고 지금은 서울에서 야근이나 하며 사는 30대 중반임. 5년 전쯤 강원도 정선 쪽으로 상가 치르러 갔을 때 얘긴데, 이건 아직도 좀 찝찝함.

친구 아버님이 돌아가셨대서 퇴근하자마자 K5 끌고 정선으로 내려갔음. 늦가을이라 해가 금방 지더라. 산길 들어서니까 가로등도 없고 타이어 밑에서 낙엽 밟히는 소리만 들리는데, 창문을 살짝 여니까 비 오기 전의 눅눅한 흙 냄새랑 나무 썩는 냄새가 훅 들어왔음.

한참 가는데 백미러에 불빛이 보였음. 처음엔 뒤차인 줄 알았는데 색깔이 좀 이상함. 가스레인지 켜면 나오는 진한 파란색 불덩이 세 개가 일정한 간격으로 내 차 뒤를 따라오고 있었음.

속도를 70으로 올려도 따라오고 50으로 줄여도 똑같이 거리를 둠. 엔진 소리도 안 들리고 타이어 굴러가는 소리도 없는데, 길옆 숲에 있는 굵은 참나무 뒤로 불빛이 들어가도 가려지지가 않고 나무줄기 속이 훤히 다 보이게 투명하게 비쳤음. 그때 그냥 좀 무서웠던 것 같음.

마을 입구쯤에 구멍가게 하나 있길래 차 세웠음. 평상에 할아버지가 멍하니 앉아 있길래 창문 내리고 뒤에 따라오던 파란 불빛 못 보셨냐고 물어봤음. 할아버지는 내 말은 대답도 안 하고 내 차 뒷좌석 쪽만 한참 쳐다봤음.

그러더니 혀를 쯧 차면서 왜 여기까지 달고 들어왔냐고,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가라고만 함. 할아버지 눈이 너무 탁해서 더 안 묻고 그냥 출발했음.

친구네 도착해서 거실 구석에 누웠는데 몸이 자꾸 추웠음. 잠결에 꺼진 티비 화면을 보니까 아까 그 파란 불빛이 창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유리창에 어른거렸음. 일어나서 확인하면 밖에는 시커먼 산밖에 없었음.

다음 날 아침에 차로 가보니까 밤새 서리가 내려서 차가 하얗게 변했음. 근데 뒷좌석 쪽 문손잡이에만 서리가 안 끼어 있더라. 대신 거기만 누가 손으로 꾹 누른 것처럼 파란색 그을음 같은 게 동그랗게 묻어 있었음. 손으로 닦아보니까 지워지지도 않고 얼음장처럼 차가웠음.

나중에 친구가 그러는데 그 고개가 옛날부터 무덤 많아서 동네 사람들도 밤엔 안 다니는 길이라 함. 그 그을음은 세차를 아무리 해도 안 지워져서 차 팔 때까지 그대로였음.

지금도 비 오기 전날처럼 습해지면 차 뒷좌석 쪽에서 그 눅눅한 흙 냄새가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