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Utah)주에서 52년 전 발생한 미제 살인사건의 범인이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Ted Bundy)였음이 최신 DNA 분석 기술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유타주 수사당국은 1974년에 발생한 10대 여성 A씨 살인사건의 증거물에서 추출한 DNA가 번디의 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수십 년간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을 현대 과학 기술로 해결하며 범죄 수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테드 번디는 1970년대 미국 여러 주에서 여성들을 잇달아 살해한 악명 높은 인물입니다. 수사당국이 확인한 피해자만 20명에 달하며, 번디 본인은 사형 집행 전 총 30건의 살인을 자백한 바 있습니다. 실제 피해자는 36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번디는 1989년 사형이 집행되었으나,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물들을 그와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일부 사건들은 오랜 시간 미제로 남았습니다.

이번 사건 해결의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 4월에 해결된 또 다른 미제 사건인 10대 여성 B씨 살인사건이었습니다. 유타주 법과학국의 헤더 밀스(Heather Mills) 관리자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B씨 사건의 증거물에서 분해된 상태의 DNA 시료를 확보했으며 이를 2012년 개발된 DNA 분석 소프트웨어인 '스타믹스(STRmix)'로 분석했습니다. 스타믹스는 여러 사람의 유전자가 섞인 시료에서 통계적 추정을 통해 각 개인의 DNA 프로필을 추출하는 기술입니다. 보스턴대(Boston University)의 슈미타 다스굽타(Shumita Dasgupta) 교수는 이를 옷차림에 비유하며, 여러 항목이 동시에 일치할수록 우연일 확률이 낮아지는 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분석 결과 B씨에게서 발견된 DNA는 미국의 법의학 DNA 데이터베이스인 'CODIS'에 등록된 번디의 정보와 일치했습니다. 이 성과는 곧바로 A씨 사건의 돌파구로 이어졌습니다. A씨 사건 현장에서는 남성의 Y염색체 정보인 'Y-STR'이 확보되어 있었으나, 데이터베이스의 번디 정보에는 해당 데이터가 없어 대조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수사당국은 번디의 것으로 확정된 B씨 사건의 DNA 시료를 새로운 대조 기준으로 삼아 분석을 진행했고, 결국 A씨 사건 역시 번디의 범행임을 최종 확인했습니다.

수사당국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아주 오래된 증거에서도 진실을 찾아낼 수 있게 된 점에 큰 의미를 두었습니다. 이는 가해자가 사망한 이후라도 미제 사건 수사를 포기하지 않아야 할 이유를 증명합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밝혀진 이번 진실은 과학 수사의 발전이 유족들에게 답을 제공하고 과거의 비극을 매듭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52년 전 연쇄살인마 '테드 번디' 미제 사건 푼 DNA 분석기술 - 동아사이언스